전기 밥솥 밥할 때 물이 흘러넘칠 때 대처 방법
밥솥 청소, 얼마나 잘하고 계십니까?

한국에서 부엌에 전기 밥솥 하나 없는 집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집에도 늘 든든한 전기 밥솥이 온가족의 쌀밥을 책임져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써오면서도 밥솥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 제대로 청소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몇년 전부터 나름 내솥 뚜껑를 비롯해서 물받이 그릇까지 잘 청소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요며칠 밥을 할 때마다 흘러넘치는 밥물 때문에 밥솥을 사서 처음으로 청소한 곳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은 듯 해서 오늘 이 글을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겪은 상황은 이랬다. 평소처럼 밥을 지었을 뿐인데 물이 물받이 칸을 꽉 채우고도 넘쳐흘러서 밥솥 아래 바닥이 전부 흥건할 정도로 넘쳤다. 그냥 맹물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밥물이라 끈적끈적한 것이 바닥 뿐만 아니라 밥솥 뒷면 여기저기에 덕지덕지 붙어있어 매번 닦는데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아마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밥은 제대로 되는 걸 보니 큰 고장은 아닌 것 같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아주아주 귀찮은 일이라 결국 두 팔을 걷어붙였다.
물이 넘치는 원인은 보통 증기배출과 관련된 밥솥의 뚜껑과 관련이 있다. 보통 밥을 안치고 나서 내솥은 잘 닦지만 뚜껑의 부속품들은 잘 닦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나는 몇 년 전 밥솥 설명서를 한 번 정독한 뒤에 제법 내솥 뚜껑과 물받이 칸 등을 잘 닦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었다. 그건 바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압력추’! 설명서에는 심지어 사용 전/후에 매번 청소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부품이거늘 지금까지 등한시 해왔다. 지금껏 몇 년 동안 잘 버텨준 밥솥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압력추 안에는 굉장히 좁은 구멍이 뚫려있고 그 구멍을 통해 증기 배출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가 막혀있으면 문제가 생기기 아주 쉬운 구조이긴 하다. 그리고 요즘 밥솥으로 누룽지 백숙 해먹는 분들 많은데 특히 백숙 같은 거 하고 나서 여기를 꼭 청소해줘야 한다. 아무래도 고기 기름 같은 게 끼어서 그냥 물증기랑은 또 다르다. 압력추 청소, 잘 모를 때는 어려워보이지만, 하는 건 아주 간단하고 모든 부속품 중에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린다. 그럼 압력추를 청소하는 법과 나만의 꿀팁을 알려주겠다.
동그랗게 생긴 압력추, 청소는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압력추 분리하기
- 밥솥 뚜껑을 닫는다.
- 뚜껑의 결합 손잡이를 ‘잠김’ 방향으로 돌린다. (잠김 방향으로 안돌려 놓으면 아무리 압력추를 돌려도 분리가 안됨)
- 압력추를 잡고 위로 들면서 반시계방향(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려서 분리한다.
- 일부 모델은 압력추 윗부분 뚜껑(위 사진 속 하얀 부분)도 돌리면 열린다. 뚜껑과 압력추를 혼동하지 말자. 뚜껑도 연 김에 청소해주면 좋다. 여기도 은근 때가 끼어있다.

둘째, 청소용 핀으로 청소하기
- 밥솥을 살짝 들어서 바닥에 있는 청소용 핀을 빼낸다. (사진 속 빨간 동그라미 부분을 홈 반대 방향으로 당겨서 먼저 빼면, 쉽게 쏙 빠짐)
- 위에서 분리한 압력추 아래로 보이는 구멍에 넣어 위 아래로 왔다갔다하며 청소해준다.
- 청소핀을 끝까지 넣으면 밥솥 뚜껑을 통과해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막 쑤셔 넣으면 고무 패킹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청소하자.
- 유의사항! 이 청소 핀은 꼭 압력추 배출구 청소용으로만 쓰고, 다른 곳에는 쓰면 안된다. 다른 구멍들은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절대로 찌르면 안됨.
- 압력추 아래에 있는 고무캡도 분리해서 청소가 가능하다. (이건 설명서에는 안적혀 있음)

셋째, 압력추 다시 조립하기
- 고무캡을 다시 원래 자리로 끼워넣는다. 고무캡을 다시 끼웠을 때 캡이 헐렁하면 안되고 끝까지 빡빡하게 들어가야 한다.
- 압력추를 뺀 김에 그 주위도 청소한다. (청소법 아래 참조)
- 압력추를 원래 자리에 시계 방향(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려서 다시 끼워준다.
- 완전히 끼워지면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치면 자유롭게 빙글빙글 돌아간다.
- 청소용 핀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다시 바닥에 끼워놓는다. 다시 끼울 때도 빨간 동그라미 부분부터 차례대로 끼우면 쉽게 들어간다.
- 청소용핀을 꽂은 후에 밥솥을 다시 내려 놓을 때 쿵하고 충격 가지 않게 조심하자.
익숙해지기만 하면 청소는 순식간이다. 세제 묻힌 스펀지로 닦고 헹궈줄 필요도 없이 쑥쑥 구멍만 몇 번 뚫어주면 되니까.
물론 여기 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들도 같이 청소를 해주면 더 좋다. 압력추 주위에 커버를 ‘소프트 스팀캡’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도 홈 부분을 당기면 쉽게 분해된다. 이 안에도 때가 어마어마하게 끼어있으니 청소를 해주자. 이 부분은 어차피 압력추 바로 옆이기 때문에 하는 김에 같이 하자. 소프트 스팀캡은 취사나 요리를 완료한 후에 매번 청소해주면 베스트다. 매번은 못하더라도 가능한 자주 세척해 주자.
소프트 스팀캡 청소 방법

- 윗부분에 살짝 튀어나온 부분을 잡고 들어올리면 쉽게 빠진다.
- 이 스팀캡은 총 3가지 부품이 조립되어 있다. 폭이 좁은 쪽의 후크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분리하면, 가운데 부품은 자연스럽게 함께 분리된다.
- 패킹 한쪽 튀어나온 부분을 잡아당겨 패킹도 분리한다.
- 분리한 부품을 주방용 중성세제와 부드러운 스펀지로 세척한다.
- 물기가 마른 후, 또는 물기를 닦아서 다시 원래 순서대로 조립한다. (패킹 끼울 때 패킹 투어나온 부분 구멍에 끼워서 방향 잘 맞추기)
- 모양이 맞지 않으면 아예 안들어가기 때문에 맞추는 것은 쉽다.
- 마지막 부분을 조립할 때 넓은 쪽 홈 부분을 먼저 맞춘 뒤, 좁은 쪽 후크 부분을 눌러서 끼운다.
- 전체를 잘 눌러서 확실히 끼워졌는지 확인한다.
- 스팀캡이 있던 자리로 깨끗하게 닦아준다. 큰 부분은 물을 짠 깨끗한 행주로 닦아준다.
- 오래 청소하지 않아 때가 많은 경우에 팁을 주자면, 구석구석을 면봉을 이용해 닦아내면 좋다. 면봉 머리가 들어가지 않는 더 좁은 구역은 면봉을 가위로 잘라서 끝부분을 이용해 청소해준다. 물론 이렇게 안되려면 평소에 자주자주 닦는 게 베스트!
- 청소가 끝났다면 밥솥 뚜껑 위 압력추 자리에 스팀캡을 다시 모양대로 잘 끼우고 전체적으로 꾹꾹 눌러 꼼꼼히 고정한다.

그리고 내솥이나 부속품을 세척할 때 중요한 것은 주방용 중송세제와 ‘부드러운 스폰지’를 써야 한다는 점. 거친 수세미, 금속성 수세미, 연마제, 쇠솔 등은 부속품을 상하게 해서 밥솥이 고장날 수 있으니 꼭 조심하도록 하자.
여담이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이 한국의 전기 밥솥들이 사실 진짜 성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평생 쿠쿠만 쓰다가 몇 번인가 해외에 살 때 저렴한 밥솥을 쓴 적이 있었는데 너무너무 불편하기도 하고 고장도 금방 나서 결국 다시 쿠쿠를 샀던 기억이 있다. 나는 밥을 너무 좋아해서 밥솥은 내게 정말 소중한 가전제품 중 하나다. 소중한 밥솥, 깨끗하게 청소해서 오래오래 사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