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생 비자 5회차 받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2020년 말부터 학생 비자를 시작해서 2024년까지 5번째 비자 테어민을 다녀왔다. 매년 가는 만큼 익숙해진 부분도 있지만 외국인청도 매년 늘 똑같지만은 않아서 새로운 점들이 생기곤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독일어가 약해서 그냥 담당 직원이 하라는대로 다 하고 딱히 질문을 한 적이 없었는데, 해가 갈수록 나의 독일어도 늘고 반복되는 비자 업무에 궁금증이 생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외국인으로서 좀 많이 억울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도 아래에 함께 적어두었다.

(독일에서는 거주허가증(Aufenthaltstitel)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비자라는 말을 더 많이 쓰므로 이하 ‘비자’로 통일)

비자를 받는다는 게 막상 여러번 하다 보면 별게 아닌데 (들고 오라는 서류만 잘 준비 한다면) 이게 할 때마다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담당 직원에 따라 꼼꼼하게 보는 정도도 다르거니와 케바케, 사바사의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므로 원만한 비자 연장을 위해서는 테어민 방문하기 전에 혹시나 잊은 것은 없는지 더블체크는 필수! 

  1. 초록색 종이 잊지 말고 챙기기

거주증을 받을 때 함께 받는 작은 초록색 종이가 있다. 내 학생 비자로 일을 할 수 있는 조건 같은 걸 설명하는 종이다. 챙겨오라는 체크리스트에 ‘기존 거주허가증’이라고 되어있지 이 추가로 나오는 페이퍼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까먹기 쉽다. 이번에 깜빡하고 안들고 갔더니 다음에 새 거주증 받을 때 꼭 들고와서 반납하라고 했다.

  1. 결제 방법 변경 – 그 자리에서 EC카드로

비자를 받을 때는 수수료를 낸다. 다 하면 100유로 안팎의 수수료를 내게 되는데 이 금액은 독일의 어디에 사는지 주마다 다를 수는 있다. 결제를 하는 방법도 지역마다 다를 수 있는데, 내가 다니던 외국인청에서 이번에 결제 방법이 아주 스마트하게(?) 바뀌었다. 

  • 예전: 담당 직원이 플라스틱 카드를 주면 그걸 가지고 1층에 간다. (참고로 외국인청 부서는 2층) 그러면 현금인출기처럼 생긴 기기가 있는데 거기서 카드를 넣고 결제를 한 뒤, 다시 2층으로 올라와 담당 직원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 올해(2024년 11월): 우리가 흔히 아는 카드 결제 기기가 (스마트폰보다 조금 두꺼운) 담당 공무원의 자리에 있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EC카드로 결제가 가능했다. 터치형 인식도 가능해서 스마트폰 가상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했다. 단, 신용카드는 안되고 EC카드만 된다. 

매번 오르락 내리락 왔다갔다하는 것도 귀찮았고, 이런 시간이 쌓이면 결국 모두의 대기 시간이 되는 건데, 결제 방법을 이렇게 바꾼 건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1. 비자 기간이 줄어들거나, 돈을 더 내거나 

비자를 몇 번 받다보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생기는데 비자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 왜냐면, 다음 비자가 시작되는 날짜의 기준이 예전 비자가 끝난 다음 날이 아니라, ‘다음 비자 신청 예약(테어민)이 잡힌 날짜’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A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의 1년 기간의 학생 비자로 독일에서 살기 시작했다. 2022년이 다 지나가서 , 2023년 학생 비자를 받기 위해 외국인청에 예약(테어민)을 신청했다. 

테어민 일정은 A가 원하는 날을 구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 외국인청에서 정해준 날이 이메일로 온다. 2022년 11월 1일로 테어민 일정이 잡혔다. A는 준비한 서류를 들고가 2023년 학생 비자 연장을 신청했다. 

담당 공무원과의 면담 후 2023년 연장된 학생 비자의 기간을 확인했더니, 날짜가 2022년 11월 1일부터 2023년 10월 31일이었다. A의 입장에서는 앞에 받았던 비자의 기간이 한 달 정도 줄어든 셈이다. 분명 A가 받은 건 1년이었는데, 어쩐지 억울하다.

그렇다면 테어민을 늦게 잡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1. 증명사진 미리 찍어가기

증명사진에 대한 기준도 매번 바뀌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딱히 새 증명 사진을 요구하지 않은 직원도 한 번 만난 적이 있긴 하지만(내가 챙겨갔는데도 딱히 받지 않았고, 새로 찍으라는 말도 없었다), 그 외에는 대부분 새로운 증명 사진을 받아갔다.

원칙적으로는 최근 3개월 내에 찍은 새로운 증명 사진을 가지고 가야한다. 이번에 너무 시간이 없어서 대충 옛날 증명사진 중에 가지고 갔더니, 이미 제출했던 사진이라며 새로 찍어야 한다고 했다. 슬쩍 모니터를 봤더니, 지금까지 내가 제출한 증명사진이 10배는 확대된 듯한 크기로 줄줄이 나열되어 있었다. 

외국인청에도 사진 찍는 기기가 있기는 한데 정말 안예쁘게 나오고, 사진 1장에 6유로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6개가 찍혀나오는 1장이 아니다.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은 바로 외국인청 시스템에 업로드 되고, 내 손에 들어오는 건 없다는 얘기다.

증명사진을 제일 저렴하게 찍는 방법은 셀프로 찍어서 dm이나 로스만에서 출력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2024년 학생 비자 연장의 후기였다. 외국인으로서 해외에 거주하면서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일 중 하나인 비자 면담, 꼼꼼히 준비해서 여유롭게 받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