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껴봤다가 반해서 계속 쓰고 있는 무인양품 겨울 장갑 솔직 후기
“저도 껴보기 전엔 몰랐어요”
한동안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서 이미 있는 물건은 가능한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려고 노력한 시간이 7년 정도 지났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이 텅텅 비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 물건의 가짓수가 훨씬 줄었고, 새로운 것을 살 때는 고심 또 고심해서 사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구매를 고민고민한 것은 바로 겨울 악세사리들이었는데요, 고민하고 고른 만큼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서 공유하려고 오늘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매한 것은 바로 무인양품의 겨울용 모자, 목도리, 장갑입니다. 모자, 목도리, 장갑은 누구나 하나 쯤은 가지고 있는 흔한 겨울 악세사리이지만, 각각의 디자인, 재질, 용도, 기능성을 생각하면 하나만 가지고 평생 쓸 수는 없기에 하나만 있어서는 부족합니다. 때와 장소, 목적에 맞게 하나씩은 구비해 두는 것이 현명하죠.

- 작년 11월에 구매한 나의 올 겨울 메인 장갑, 무인양품 장갑. - 사진 출처: 본인
이 글에서는 이 세가지 중 첫번째로 구매했던 장갑을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앞에 말씀드렸듯 이번 구매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기 때문에 세 가지를 한 꺼번에 산 게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따로따로 구매했습니다.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장갑은 밝은 오렌지 브라운톤의 모직 장갑이 하나 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갑이 낡아서 재작년 쯤 구매한 장갑입니다. 그래서 아직 낡은 것은 아니었어요.
장갑이 있는데 왜 또 장갑을 샀나요?
새로운 니즈가 생긴 건 제가 최근에 시작한 운동, 바로 러닝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초보자 수준이기에 집에 있는 것을 아무거나 입고 쓰고 걸치고 가볍게 달리고 오는데요, 달리다 보면 더워지긴 하지만 달리기 전후로 손이 많이 차갑더라구요. 그래서 운동하면서 낄만한 심플하고 따뜻한 장갑이 없나 찾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무인양품의 ‘울 혼방 안감 기모 / 터치 패널 장갑’이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장갑은 울 혼방 재질에 안감은 기모, 스마트폰 터치가 가능한 장갑입니다. 처음에 이 장갑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무난한 운동용 장갑이 필요했으므로 지금 무인양품에서 판매하는 장갑 중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을 집어들었죠. 그런데 사기 전에 테스트 겸 잠깐 손에 껴보니 참 포근하고 착 감기는 맛이 있더라구요.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모직 장갑은 소재 자체가 좀 뻣뻣한 감이 있어서 멋스러운 대신에 손과 장갑 사이에 공간이 비는 느낌이 많아서 장갑을 낀 상태로 손을 쓰기에는 많이 겉도는 느낌이 있는데, 무인양품의 이 울장갑은 손에 착 감기면서도 너무 꽉 끼지 않아서 장갑을 낀 상태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에어팟을 끼거나, 가방에 든 물건을 찾는 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손목 부분도 길어서 손목을 충분히 가려줘서 장갑과 옷 소매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시릴 일도 막아주어 좋았습니다.
운동 목적이라면, 일상 용도로는 어떤가요?
처음엔 아침 러닝 목적으로 샀지만, 이제는 모직 장갑 대신에 거의 매일 이 장갑을 끼고 나갈 정도로 아주 푹 빠져버렸답니다. 운동을 할 때도 어느 운동복에든 잘 어울리고, 뛰다가 더워지면 벗어서 주머니에 쑤셔넣기도 아주 좋아요. 색상도 제가 구매한 블랙 뿐만 아니라 다크 모카 브라운, 오트밀, 차콜 그레이, 그레이, 다크 그린 등 다양한 색상이 있어 본인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옵션이 많았어요. 다음에는 좀 밝은 색상의 오트밀도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일단 이 장갑이 있으니까 참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터치는 잘 되나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으로 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약지와 소지에는 터치 패널을 사용하지 않으므로써 불필요한 작업 과정을 줄인 점도 센스있었습니다. 단, 스마트폰에 보호 필름이 붙은 경우에는 반응이 둔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저도 강화 필름을 붙이고 사용하고 있어서 맨손으로 쓸 때만큼 인식되지는 않지만 꾹꾹 눌러주면 간단한 확인 작업 등은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장갑이든 그렇겠지만 메시지를 타이핑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만약 장갑을 낀 채로 메시지도 입력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장갑 대신 같은 브랜드의 ‘폴리에스터 혼방 후드 미튼 장갑‘을 추천합니다. 손가락 부분 커버를 간단하게 썼다 벗었다 할 수 있는 반손가락 장갑입니다.
소재 및 세탁법
소재는 울 혼방에 안감은 기모이며 모 54%, 나일론 44%, 폴리우레탄이 2%로 포함되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이즈는 프리사이즈로 저는 여자 치고 손이 큰 편인데 약간 넉넉하게 맞기 때문에, 손이 작은 편인 분들은 꼭 매장에서 미리 착용해보시고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세탁할 때는 중성세제를 사용해서 단독 세탁을 권장하는데 이 장갑 하나로 단독 세탁은 아깝고, 비슷한 소재 비슷한 색상의 빨래와 같이 돌리거나, 손으로 조물조물 손세탁을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단점은 소재가 너무 보드라운 울 혼방인 대신에 보풀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체 소재가 그런 소재라 보풀이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고, 눈에 보일 때 보풀제거기로 제거만 해주면 됩니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은 찍찍이, 즉, 벨크로 테이프 같은 곳의 접착 부분에 장갑이 닿으면 같이 붙어버리면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보풀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사용하시는 가방이나 우산 등에 벨크로가 있다면 조심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보풀이 일어난다고는 해도 원래 소재 자체가 보송보송한 소재고,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꽤 괜찮은 가성비라고 생각합니다. 전 올 해 겨울 내내 뽕 뽑으려고 아주 매일 끼고 다닐 것 같습니다. 다른 장갑들도 귀엽고 실용적인 장갑이 많으니 무지 매장을 방문하시게 된다면 한 번 착용해 보면서 테스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