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반려견 분리불안 관리법 – 설채현 수의사

강아지 반려견 분리불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앞서 강아지의 외부 소리 짖음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오늘은 분리불안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약간 연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분리불안이 있는 많은 강아지들이 소리에 민감하다고 하는 것인데요. 보호자가 집에 있을 때 짖는 것보다 사실 더 걱정이 되는 것이 바로 집에 없는 동안 분리불안으로 하게 되는 하울링입니다. 짖음도 하울링도 이웃에게 민폐가 되기도 하고, 반려견 자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서로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울링을 넘어서서 집안 가구나 물건 파손, 집안 곳곳에 소변이나 대변 등의 볼일을 봐버리는 것도 분리불안의 증상 중 하나지요. 

분리불안의 원인은 너무 예뻐해서이다?

모든 증상을 해결할 때의 기본은 원인 탐색입니다.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분리불안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동안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심지어 학계에서도 오랜 시간 오해해온 것이 바로 분리불안의 원인입니다. 지금까지의 통념은 ‘보호자가 너무 옆에 끼고 살아서, 너무 예뻐해서’ 반려견이 분리불안이 생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반려견을 너무 예뻐하지 말아라’, ‘무시해라’, ‘간식을 주지 마라’ 등 애착과 관련된 대안이 많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러니 ‘산책을 많이 다녀라‘는 이야기도 많았죠. 

하지만 이게 ’틀렸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같은 보호자 아래에서 자란 두 반려견 중 하나만 분리불안인 경우나 보호자가 아닌 타인과 있다가 떨어져도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는 경우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많이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산책을 많이 하는 강아지를 친구 대신 2주 정도 맡아준 적이 있습니다. 이 개는 보호자가 떠난 후에는 전혀 분리불안의 증상이 없었습니다. 저와는 알고 지낸 지가 2일 정도 되는, 개에게 저는 얼마 전에 알게 된 지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제가 개를 혼자 두고 나가자 10초도 지나지 않아 하울링이 시작되었습니다. 만약 기존의 논리대로 보호자와의 심한 애착 때문이라면, 안 지 얼마 되지 않은 제가 있다가 없어져도 불안할 이유는 없겠죠. 이 개는 그저 혼자 있는 것이 두렵고 불안한 듯 했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반려견들을 도와주고 계시는 설채현 선생님의 유튜브 영상에 다르면, 최근 학계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근거는 이렇습니다.

  1. 유전적 영향 (불안을 어느 정도 가지고 태어남)
  2. 어린 시절 모견과 너무 빨리 생이별한 경우
  3. 어린 시절 사회화 경험을 하지 못한 경우

확실히 보호자와의 애착 관계보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미에게 배워야 할 것을 제때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니 (시기가 됐을 때의 독립)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것이 어려운 아기 강아지처럼 구는 것입니다. 또 외부 공간과의 다양한 경험이 부족할 수록 세상을 모릅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내는 소리 등은 불안을 높이기 쉽습니다. 사람도 그렇죠. 혼자 밤길을 걷는데 누군가 뒤에서 큰 소리를 내면 깜짝 놀라듯이요.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기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불안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분리불안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모든 훈련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분리불안은 세심하고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 단계식 진행하다가 갑자기 불안이 확 올라올 경우, 지금까지 쌓은 게 물거품이 되기 쉽다고 하네요. 불안이라는 감정이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겠죠. 사람과 비교해보아도 그렇습니다. 우울증이나 긴장도가 높은 사람들은 한 번에 바뀌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꾸준히 노력하면 사람도, 반려견도 바뀔 수 있다는 수많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겠죠.

우선 설채현 선생님이 추천하는 가장 즉각적으로 도입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1. 데이케어 or 독시터

    분리불안이 한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사회 생활을 하는 보호자들은 외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돌보아줄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괜찮지만, 1인 가구이거나 아니면 가족 구성원이 집에 모두 없을 경우에는 데이케어나 도그시터를 고용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하여 내 반려견이 누군가와 함께 있도록 환경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익숙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데이케어로 주의를 끌어주고 간식을 주고 놀아주거나 산책하다보면 불안이 훨씬 낮아질 테니까요. 의사 선생님이 아무리 우울증 심할 때 운동 나가라고 해도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물며 개 혼자서 집에만 있어서는 올라오는 불안을 감당하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모르는 사람이라도 개와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2. 백색 소음

        두번째는 바로 백색 소음입니다. 백색 소음은 보호자가 집에 있을 때 외부 소리에 대한 짖음에 대한 해결책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위에 잠깐 말했듯 분리불안이 있는 많은 강아지들이 외부 소리에 민감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갑자기 모르는 큰 소리가 나서 불안을 더 키울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이웃들이 지나가는 발소리가 마치 주인이 돌아오고 있는 것인줄 착각해서 흥분해서 현관으로 뛰어나갔다가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현관문을 바라보며 불안이 고조되게 되는, ’희망 고문‘입니다. 가능하다면 집안 곳곳에, 최소한 현관문 근처에 백색 소음을 틀어놓으면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백색 소음은 개 뿐만 아니라 외부 소음에 예민한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필자도 소리에 예민한 사람으로서 소리 차단 효과는 보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백색 소음 활용에 대한 저만의 팁을 두개 공유하겠습니다. 

        어떤 걸 들을 것인가?

        백색 소음 장시간 재생하는 법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짧은 백색 소음 소리를 (보통 하나당 1분에서 3분) 여러개 모아서 만들어진 다양한 플레이 리스트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틀어놓으면 몇 시간동안 재생이 되고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으나 동시에 단점도 있습니다. 소리가 전환될 때의 약간의 침묵 사이로 외부 소리가 비집어 들어오기도 하고, 백색 소음 소리가 자꾸 바뀌면 신경이 쓰여 개인적으로는 좀 거슬리더라구요.

        제가 추천하는 건 끊김없이 하나의 소음이 수시간동안 꾸준히 재생되는 팟캐스트형입니다. 저는 스포티파이에서 ‘Green Noise (8 hours) Looped, No Fade‘라는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듣습니다.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같은 소음이 끊기지 않고 흘러나와 소음 차단에 아주 좋습니다. 맨 앞부분에 광고 멘트 관련해서 들어가는게 있는데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며, 소음이 재생되는 동안에는 다른 멘트 없이 소음만 나옵니다. (Ambient Noise Online 이라는 팟캐스트의 에피소드인데 이 외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많아 취향대로 고르실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팁은 백색 소음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라고 하는 것 외에도 Green noise, Pink noise, Brown noise 등 비슷해 보여도 다 각기 다른 주파수와 특징을 가진 소음들이 있습니다. 본인의 귀에 편안한 소리 혹은 본인의 반려견이 편안히 느끼는 것지 여러개 틀어보면서 테스트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3. Adaptil Calm 

          분리불안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현실적인 팁, 마지막 세번째는 바로 아답틸 캄(Adaptil Calm)이라는 진정 효과를 주는 애견용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방향제처럼 향을 발산하는 타입도 있고, 목걸이형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수의사들에 의해서 개발된 제품이라 믿을 수 있고,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부작용도 없고, 개 이외의 동물은 맡을 수 없는 냄새라 집안에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제품의 원리는 어미개가 젖꼭지를 통해 주변 공기로 방출하는 ‘강아지 이완 페로몬’의 유사체를 발산하여 반려견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 시절 엄마 품에서 맡았던 엄마의 살냄새 같은 걸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제품이 만병통치약이냐 하면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분리 불안을 고치는 목적’보다는 ‘강아지들의 불안을 조금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에 가깝습니다. ‘분리 불안’, ’큰 소리‘, ’두려움‘ 등이 있을 때 올라오는 불안을 낮춰주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제품의 경우 분리불안이 없는 강아지라도 강아지가 새 환경에 적응해야할 때 – 첫 입양 시, 혹은 이사 – 일반적인 강아지에게 사용해도 도움을 주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강아지 분리불안의 원인에 따라 또 강아지에 따라서 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시도해 볼만한 제품인 것은 확실합니다. 

          4. 켄넬

            켄넬에 들어가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부 강아지는 사방이 막힌 느낌 때문에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모든 강아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켄넬로 교육을 시켜보다가 강아지가 나아지는 것 같지 않으면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폐소공포증 같은 게 있는 강아지라면 켄넬에 있을 때 불안이 더 올라갈 수도 있겠죠. 

            5. 교육 중 혼자 두지 않기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하는 동안 강아지가 혼자 남은 느낌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교육을 하던 도중에 강아지가 혼자 남은 느낌을 받게 되면 지금까지 연습해온 게 모두 날아가고 다시 불안이 강아지의 머릿 속에서 날뛰게 된다고 하네요. 이 교육하는 동안이라는 기간이 사실은 좀 애매한데요. 최대한 오랜 기간 강아지가 혼자 남겨진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일관성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6. 외출하러 나갈 때와 들어올 때 차분하게 행동하기

                외출하러 나갈 때 ’갔다 올게 혼자 잘 있어야 돼‘ 등등의 말을 하고 가는 것은 오히려 강아지의 불안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설쌤은 외출을 나갈 때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를 ’빨리, 조용히, 차분하게‘라고 설명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2시간 전에 외출에 필요한 것을 미리 챙겨두라고 합니다. 

                돌아왔을 때는 개가 너무 흥분한 경우에는 무시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너무 흥분한 경우에만‘ 진정할 때까지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지난 번 외부 소리 짖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었죠. 좋아서 흥분하는 것도 ’흥분‘이기 때문에 이 때 예뻐해주면 칭찬하는 효과가 되서 ’흥분 = 칭찬‘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좋은 흥분이라고는 해도 결과적으로 불안이 높아 불안정한 반려견에게 ’흥분‘은 강화시켜서 좋은 요소가 아니죠. 강아지가 조금 진정됐을 때 칭찬해 주도록 합시다. 

                7. 충분한 운동

                  아까는 산책이 답이 아니라더니 산책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산책은 ’기본‘입니다. 산책만 가지고 분리불안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가장 강아지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산책 없이 해결하는 것도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시간적으로는 외출 직전에 산책을 해서 조금 피곤하게 해주는 것도 조금은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8. 체벌 금지

                    분리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기저 감정의 불안‘이라고 합니다. 즉, 강아지가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행동하는게 아니라 너무 무서워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것이라는 거죠. 난 너무 무서워서 한 건데 보호자가 체벌을 하게 되면 강아지에게 교육 효과가 아니라 역효과가 나기 쉽습니다.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걸로 혼이 났으니까요.

                    9. 외출할 때 가장 좋아하는 외출 전용 장난감/간식 제공하기

                      보호자가 외출할 때만 가지고 놀 수 있고, 보호자가 외출할 때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정해두고 외출할 때마다 제공하면 강아지가 보호자의 외출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분리불안 반려견 관리 방법‘이었습니다. 이 중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이 모든 게 동시에 이루어지는 상태에서 교육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네요. 정말 쉽지 않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보호자님들, 늘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아파트나 빌라에서 외부 소음에 짖는 반려견 훈련법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반려견의 수가 꽤 많이 늘었다고 하죠. 2022년 기준으로 약 300만 마리* 이상이 등록되었다고 합니다. 이 숫자는 정확히는 등록된 반려견의 수이고 등록이 안된 반려견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개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려견을 입양하기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내가 보호자로서 내 반려견이 내 주위 환경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과 이웃 간의 가장 흔한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강아지의 짖음입니다. 

                      일단, 첫번째로 가장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바로 개에게 짖음은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라는 것이죠. 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개가 짖으면 무조건 위협이라고 여겨 부정적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는 생각보다 다양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짖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반려견이 짖는 이유

                      1. 지루함
                      2. 기쁨 
                      3. 외로움
                      4. 불안
                      5. 공포
                      6. 경계심
                      7. 욕구 불만 

                      어떤가요, 정말 다양하죠? 인간이 말을 하듯이 개도 소리를 내어 짖음으로써 의사 표현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훈련의 목표는 개가 아예 안짖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가 짖는 것 자체를 혼내선 안됩니다. 그건 마치 말을 하지 못해 우는 아이를 운다고 무조건 야단치는 것과 같습니다. 내 개를 이해하고, 짖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찾아가는 것이 짖음 훈련의 목표가 되야할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너무 울면 병원에 가듯이, 개가 너무 심하게 짖는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서는 일상에서 해봄직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 과정

                      1. 내 개가 어떤 소리에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조건 금지만 시키는 것은 일시적인 방책일 뿐입니다. 그 순간 잠시는 짖지 않을지 몰라도 다음에 또 짖고, 제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개의 스트레스도 보호자의 스트레스도 계속 됩니다. 내 개가 어떤 소리에 주로 반응을 하나요? 이웃의 개소리인가요? 아니면 어떤 소음인가요? 혹은 발코니를 통한 시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나요? 우선 내 개를 관찰하고 잘 기록해 둡니다. 

                      1. 개의 관점을 이해해보기

                      사람은 내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현관문이 잠겨 있고, 창문이 잠겨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 상대적으로 개보다 불안을 덜 느낍니다. 그런데 개는 이런 인식이 없기 때문에 집 밖에서 소리가 들려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저는 개가 짖을 때 개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스트레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내 개가 왜 짖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면, 보호자가 받는 스트레스도 줄어들 수 있고,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훈련할 수 있고, 이는 성공적인 훈련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1. 충분한 활동 제공하기

                      연구에 의하면, 충분히 신체적/정신적 활동을 한 강아지들은 적게 짖는다고 합니다. 산책, 놀이, 훈련 등을 통해서 개가 충분히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반려견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서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이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쉽게 착각하기 쉬운 것이, 내 개는 소형견이니까 산책은 10분씩만 해도 될거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물론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쓰는 에너지양은 다르겠으나 소형견들 중에서도 에너지 총량이 다 다릅니다. 내 개가 얼만큼 산책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고 피곤해하는지 여유가 있는 주말 같은 날 테스트 해보며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주 일요일은 1시간만 나가보고, 둘째주 일요일은 2시간 나가보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놀이의 경우에는 대형견을 키우는 분들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개들은 장난감을 사다줘도 몇 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산산조각 내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데요. 처음부터 물고 뜯는 용도의 장난감이라면 상관없지만, 노즈워크 등 다른 목적이 있는 장난감이라면 개가 노즈워크를 끝낸 후 그 장난감을 다 부술 때까지 두지 마시고, 적절한 타이밍에 회수를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터그 장난감으로 터그 놀이를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훈련은 반려견의 행동을 통제하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은 반려견이 보호자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함으로써 정신적 에너지를 쓰게하고 동시에 교감하기도 합니다. 정말 집중력 좋은 개들은 보호자의 눈빛만 보고도 눈치를 채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훈련은 반려견과 보호자 사이의 신뢰도와 교감을 높여주고, 유사 시 반려견의 행동을 제어할 수도 있으며, 반려견이 체력적, 정신적 에너지를 씀으로써 에너지를 소비해 덜 짖도록 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입니다. 인스타에 자랑은 보너스겠죠.

                      시도해볼 수 있는 여러가지 훈련법 

                      유튜브에서 여러가지 훈련사분들의 조언을 모아 보기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1. 집산책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 훈련사는 개를 집안, 건물 안, 그리고 건물 주위를 최대한 자주 데리고 나가서 ‘천천히’ 걸으며 개가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합니다. 공원을 다녀오는 산책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산책은 오로지 집과 집 주변에 집중하는 산책인데요. 특히, 강아지가 끌어당겨도 따라가지 말고 속도를 늦춰 천천히 진행하는 게 포인트라고 합니다. 집안에서 소리가 들릴 수 있는 집 주변을 충분히 탐색하도록 함으로써 불안감을 낮춰주는 목적이겠지요.

                      1. 흥분도 낮추기 (돌봄개린이집)

                      예를 들어 한 반려견이 ‘발소리’를 듣고 ‘짖는다’는 행동을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사이에 두 단계가 더 있습니다. 바로 ‘강아지의 흥분’과 ‘현관으로 달려감’이라는 두 가지 요소죠. 즉, 짖는다는 행위가 일어나기 전에 이 두가지를 훈련함으로써 짖는 행위도 줄어들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외출 후 돌아왔을 때 강아지가 문앞에서 반기고 짖고 점프할 때 이뻐해주지 마시고 다리로 툭툭 치면서(바디랭귀지로 의사표시하는 수준, 약하게 하셔야 하겠죠?) 가볍게 무시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 정리를 한 다음 강아지가 보호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혼자 할 일을 할 때 그 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해주는 방법입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강아지가 짖지 않고 앉거나 엎드렸다고 해서 진정된게 아니라는 겁니다. 여전히 보호자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면, 아는 척 해달라고 이뻐해 달라고 요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흥분도가 내려간 상태가 아닙니다. 개가 자기 방석에 올라가 편안히 쉬는 자세를 취하는 등 보호자에 대한 관심이 없이 자기 할 일을 할 때 그 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해줍니다.
                      1. 현관 접근 차단하기 (돌봄개린이집)

                      보호자가 떠나고 보호자가 돌아오는 장소, 바로 현관입니다. 여기서 강아지들은 큰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 반복되서 기억이 심어진 장소는 그 곳에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도 추억이 있는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 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나쁜 기억(보호자의 외출) 못지 않게 좋은 기억 (보호자의 귀가)도 강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집에 있어도 좋은 감정을 느끼려고 강아지가 현관에 가있기도 합니다. 현관에 계속 앉아있으면서 이 영역을 ‘점령’하려고 하죠. 이 때, 강아지를 다리로 밀어내고 현관으로 부터 밀어내 줍니다. 강아지가 이리저리 빠져나갈 수도 있는데 이럴 땐 방석이나 넓은 판을 이용해서 밀어냅니다. 이럴 때는 강압적이지 않게 최대한 감정을 빼고 로봇처럼 밀어내야 하는 겅건 아시죠? 

                      손으로 밀거나 안아서 옮기면 칭찬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다리로 아프지 않게 밀어내 줍니다. 만약 하우스 훈련이 되어 있다면, 하우스를 지시해서 현관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4.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짖는 경우 (개는 훌륭하다 강훈련사)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짖는 경우는 보통 짖음을 멈추게 하기 위해 보호자가 관심을 주고, 간식을 주거나 했던 행동들 때문에 긍정적인 기억이 심어져서 짖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보호자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아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면 강아지의 짖음이 더 빨리 멈출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내용은 계속적으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려견 훈련의 기초 – 첫 단추 잘 꿰기

                      반려견 훈련의 기초 A to Z – 마음 먹기의 중요성

                      필자는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족이 함께 개를 키웠었고, 지금은 개를 좋아하지만 상황상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밖에서 다른 집 반려견을 구경하거나 친구네 개를 돌보아주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죠. 

                      그만큼 반려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평소 개가 보이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과 독일의 반려견 문화 차이는 정말 정말 큽니다. 이는 물론 견주 개개인만의 몫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체가 뒷받침 되어줘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죠. 하지만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중 가장 기초 중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강아지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일에도 다른 강아지를 보면 짖고 초인종이 울리면 짖는 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 공공 장소에서 마주하는 개들 중에 사람을 보고 짖거나 개를 보고 짖는 개들을 본 경험은 손에 꼽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낯선 사람을 보고 좋아서 달려드는 경우도 없고, 역으로 낯선 사람이 개를 보자마자 요란하게 귀여워하는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산책하는 강아지와 견주를 보고 있자면 참 부러운 생각도 드는데요, 1차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훈련의 힘이라고 봅니다. 

                      반려견을 잘 훈련하면 주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예의 바른 반려견으로 키울 수 있고, 이렇게 훈련이 된 개는 당연히 사회적으로 더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만약 개와 함께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반려견 동행이 허가 된다고 하더라도 내 개가 계속해서 짖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법이 바뀐 들 아무 소용이 없겠죠?

                      또 어떤 사람들은 개를 훈련시키는 것은 개가 개답게 살지 못하고 인간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라고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개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인간 사회에 어울려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개답게 살라고 자연으로 풀어준다고 바로 늑대처럼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인간 사회는 계속 해서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고 바뀐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를 훈련시키는 것은 개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또 훈련된 개는 자기 통제력이 높아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훈련을 통해 주인과 상호간의 신뢰와 이해가 더 깊고 두터워져, 유대감이 훨씬 강화됩니다. 

                      강아지 훈련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훈련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인내와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빨리 강아지 훈련을 하고 싶으시다구요?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충분한 준비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훈련은 견주 스스로 혼란스럽기만 하고, 더 쉽게 실패하기 쉬우며, 반복된 좌절감은 개보다 견주가 먼저 포기하게 만듭니다. 

                      강아지를 ‘어떤 방식으로’ 훈련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어떤 마인드로’ 강아지를 훈련할 것인지를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강아지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꼭 마음에 새겨둬야 할 마인드셋 5가지를 소개합니다.

                      1. 일관성과 인내

                      훈련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일관성, 그리고 인내입니다. 사실 이것은 아이들 교육과도 꽤 비슷한 부분인데요, 연구에 의하면 개들은 평균적으로 2세에서 2.5세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관된 방식으로 행동을 가르치지 않으면, 개는 혼란스러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행동을 바로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원하는 행동을 보일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긍정적인 강조와 보상

                      강아지를 힘으로만 통제하고 훈련하는 방식은 옛날 방식이라는 것을 요즘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무력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폭력의 정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어린 강아지를 힘으로 훈련했다가 잘못하면 트라우마가 생겨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겠죠. 

                      일반적으로 강아지에게 원하는 행동을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긍정적인 강조와 보상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강아지가 원하는 행동을 보일 때마다 칭찬하고 간식이나 좋아하는 보상을 주세요. 이렇게 함으로써 강아지는 원하는 행동을 보이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연관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3. 간단하게 시작하기

                      사람도 아기 시절, 몸을 뒤집고, 기고, 걸음마를 떼보기 전에 갑자기 달릴 수 없는 것처럼, 강아지들도 갑자기 너무 어려운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반려견 훈련의 시작은 기본적인 명령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앉아”, “누워”, “기다려”와 같은 간단한 명령어를 사용하여 강아지의 주의를 끌고, 원하는 행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특히, “앉아”와 “기다려”와 같은 기본 명령어는 강아지의 행동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적절한 타이밍

                      강아지의 훈련은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바람직한 행동 후에 즉시 보상하고, 원하지 않는 행동이 발생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야 하죠. 이렇게 함으로써 강아지는 원하는 행동과 보상 사이의 연결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은 초보 견주 혼자서는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다양한 훈련사님들의 영상이 많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훈련사들이 직접 훈련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타이밍을 익히기가 더 수월합니다.

                      5. 반복과 연습

                      훈련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한 번 “앉아”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 훈련을 반복하지 않으면 아마 다음 달이 되면 강아지는 앉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가장 좋은 건, 간식을 절대 그냥 주지 말고 작은 거라도 훈련 또는 행동 교정 연습을 통해서 보상으로 간식을 주는 게 좋습니다.

                      일상적인 활동 중에도 강아지와 함께 훈련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명령어를 반복하여 강아지의 기본적인 훈련을 완성하세요. 이러한 반복적인 훈련은 강아지가 원하는 행동을 습득하고 영구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강아지의 기본 훈련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첫 걸음입니다. 위의 지침을 따르면 보다 긍정적이고 더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아지에게 믿음직한 보호자가 되는 과정은 나라는 사람의 리더십, 판단력, 통제력을 키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훈련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짜증난다고 소리지르는 보호자의 훈련은 성공적이기 어렵습니다. 화가 아닌 단호함으로 강아지를 훈련하는 것은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는 보호자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죠. 강아지와의 훈련을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