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하는 곳에서 큰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정신없이 바쁜 날이었죠. 일이 많아 고생하는 날이라 그런지 마음씨 넉넉한 몇몇 동료들이 모두를 위해 간식거리를 챙겨왔습니다. 제 입에 풀칠만 하기 바쁜 저는 주로 얻어먹는 쪽인데요. 오늘은 인상 깊었던 간식 두 가지를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1 일본의 떡, 즌다모찌!
일본인 동료가 즌다모찌(ずんだ餅)라고 하는 일본 떡을 간식으로 가지고 와서 모두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새알 같이 동글동글한 떡에 찍어먹을 수 있는 떡고물 같은 걸 두 개를 준비해 주셨는데, 하나는 참깨를 으깬 가루에 설탕을 섞은 것이었고 또 하나는 초록 빛깔의 ‘즌다’라는 떡고물이었습니다. 즌다는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 ‘에다마메’라는 일본에서 즐겨먹는 풋콩을 갈아서 만든 소스 같은 떡고물인데요. 에다마메라고 하면 보통 술안주로 짭쪼롬한 맛이 나는 삶은 풋콩으로 아실텐데, 이 에다마메로 이렇게 달콤한 떡고물도 가능하다니 신기하더라구요.

에다마메가 주재료라서 색은 연두색에 가까운 초록색인데, 얼핏 묽은 와사비처럼 보여서 망설이다가 한 번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는 겁니다. 보기에는 과카몰리 같이 생겼는데 맛은 아주 상큼하고 달콤했어요. 떡을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니 신기하더라구요.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고 합니다. 다음에 시간이 날 때 한 번 해서 드셔보세요.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이색 디저트가 될 듯 합니다. 떡뿐만 아니라, 빵이나 아이스크림에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고 해요.
ずんだ (Zunda, 즌다) 만드는 법
재료
• 삶은 에다마메(풋콩) 200g (껍질과 껍질 속 얇은 막 제거)
• 설탕 50g (기호에 따라 조절 가능)
• 소금 한 꼬집
• 물 또는 조린 물 2~3큰술
만드는 법
1. 에다마메 준비
• 에다마메를 끓는 물에 5~7분 정도 삶은 후 찬물에 헹구어 식힌다.
• 껍질을 벗기고, 속의 얇은 막도 벗겨낸다.
2. 으깨기
• 절구나 푸드 프로세서를 이용해 삶은 에다마메를 으깬다. 질감이 크게 상관 없다면 믹서기에 갈아도 된다.
• 고운 질감을 원하면 체에 한 번 걸러준다.
3. 양념 추가
• 설탕과 소금을 넣고 섞는다.
• 되직하면 물이나 삶은 물을 2~3큰술 넣어 농도를 조절한다.
4. 완성
• 원하는 질감이 될 때까지 섞어 완성한다.
• 떡(모치)이나 빵, 아이스크림 등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팁:
• 단맛을 더 원하면 꿀이나 연유를 추가할 수도 있다.
• 고소한 맛을 위해 약간의 흰 참깨를 넣어도 좋다.
• 부드러운 크림 같은 질감을 원하면 우유를 소량 추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든 즌다 소스는 즌다모치(ずんだ餅)나 디저트에 활용하기 좋다!
2 파인애플 케이크
두번째는 대만 동료가 공수해 온 파인애플 케이크입니다. 이것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대만 디저트 중 하나라죠? 한국 대형 마트들에도 입점해버린 대만 파인애플 케이크는 ‘펑리수’라고 합니다. 케이크에 파인애플이라니 처음에 먹기 전에 상상할 때는 마치 하와이안 피자처럼 이질감이 있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맛있다는 쾌감이 한 입 베어물었을 때 한 번에 ‘확’ 하고 오는 건 아닌데 씹을수록 맛있어서 자꾸 하나 더 까고, 하나 더 까고, 하나 더 까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더라구요. 파인애플 케이크라고 해서 파인애플이 과일 식감 그대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파인애플잼을 약간 꾸덕한 질감의 빵 안에 넣은 것이라 파인애플의 신 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시고 달달한 맛입니다. 이 부드러우면서도 뻑뻑한 빵의 식감이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 이건 기억이 잘 안나네요. 분명 다른 데서 비슷한 걸 먹어봤는데… 아무튼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달아서 더 많이 먹게 되는 마성의 디저트 같습니다.

파인애플은 대만 특산물이라 이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는 대만에서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선물로 주고 받는 전통적인 음식이라고 하네요. 전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살다가 이 동료 덕분에 먹어봤는데 맛있다고 하니 이렇게 개별 포장까지 예쁘게 해서 추가로 더 주었습니다. 마음씨가 정말 좋은 동료에요. (전 참 먹을 복과 인복이 많네요!)

제가 먹었던 펑리수 포장지는 이렇게 생겼었어요. 포장지에 적힌 한자가 ‘상펑리수’라는 뜻인데요. 일반 펑리수는 파인애플잼에 파인애플은 아주 조금만 들어가는데 상펑리수는 파인애플만 들어있는 상급 펑리수라고 해요. 파인애플만 들어있으면 아주 실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아요.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것도 브랜드마다 맛이 다르긴 해서 괜찮은 걸로 잘 골라야 하는 것 같아요. 낱개로 받아서 정확한 브랜드명을 모르겠는데 다음에 만나면 꼭 다시 물어보고 적어둬야 겠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너무 자주 먹으면 질릴 때가 있죠.
비슷한 디저트에 질린다 싶을 때 즌다모찌와 펑리수 파인애플 케이크로 일상에 색다른 맛을 더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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