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반려견의 수가 꽤 많이 늘었다고 하죠. 2022년 기준으로 약 300만 마리* 이상이 등록되었다고 합니다. 이 숫자는 정확히는 등록된 반려견의 수이고 등록이 안된 반려견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개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려견을 입양하기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내가 보호자로서 내 반려견이 내 주위 환경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과 이웃 간의 가장 흔한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강아지의 짖음입니다.
일단, 첫번째로 가장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바로 개에게 짖음은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라는 것이죠. 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개가 짖으면 무조건 위협이라고 여겨 부정적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는 생각보다 다양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짖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반려견이 짖는 이유
- 지루함
- 기쁨
- 외로움
- 불안
- 공포
- 경계심
- 욕구 불만
어떤가요, 정말 다양하죠? 인간이 말을 하듯이 개도 소리를 내어 짖음으로써 의사 표현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훈련의 목표는 개가 아예 안짖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가 짖는 것 자체를 혼내선 안됩니다. 그건 마치 말을 하지 못해 우는 아이를 운다고 무조건 야단치는 것과 같습니다. 내 개를 이해하고, 짖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찾아가는 것이 짖음 훈련의 목표가 되야할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너무 울면 병원에 가듯이, 개가 너무 심하게 짖는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서는 일상에서 해봄직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 과정
- 내 개가 어떤 소리에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조건 금지만 시키는 것은 일시적인 방책일 뿐입니다. 그 순간 잠시는 짖지 않을지 몰라도 다음에 또 짖고, 제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개의 스트레스도 보호자의 스트레스도 계속 됩니다. 내 개가 어떤 소리에 주로 반응을 하나요? 이웃의 개소리인가요? 아니면 어떤 소음인가요? 혹은 발코니를 통한 시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나요? 우선 내 개를 관찰하고 잘 기록해 둡니다.
- 개의 관점을 이해해보기
사람은 내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현관문이 잠겨 있고, 창문이 잠겨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 상대적으로 개보다 불안을 덜 느낍니다. 그런데 개는 이런 인식이 없기 때문에 집 밖에서 소리가 들려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저는 개가 짖을 때 개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스트레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내 개가 왜 짖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면, 보호자가 받는 스트레스도 줄어들 수 있고,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훈련할 수 있고, 이는 성공적인 훈련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 충분한 활동 제공하기
연구에 의하면, 충분히 신체적/정신적 활동을 한 강아지들은 적게 짖는다고 합니다. 산책, 놀이, 훈련 등을 통해서 개가 충분히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반려견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서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이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쉽게 착각하기 쉬운 것이, 내 개는 소형견이니까 산책은 10분씩만 해도 될거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물론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쓰는 에너지양은 다르겠으나 소형견들 중에서도 에너지 총량이 다 다릅니다. 내 개가 얼만큼 산책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고 피곤해하는지 여유가 있는 주말 같은 날 테스트 해보며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주 일요일은 1시간만 나가보고, 둘째주 일요일은 2시간 나가보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놀이의 경우에는 대형견을 키우는 분들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개들은 장난감을 사다줘도 몇 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산산조각 내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데요. 처음부터 물고 뜯는 용도의 장난감이라면 상관없지만, 노즈워크 등 다른 목적이 있는 장난감이라면 개가 노즈워크를 끝낸 후 그 장난감을 다 부술 때까지 두지 마시고, 적절한 타이밍에 회수를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터그 장난감으로 터그 놀이를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훈련은 반려견의 행동을 통제하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은 반려견이 보호자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함으로써 정신적 에너지를 쓰게하고 동시에 교감하기도 합니다. 정말 집중력 좋은 개들은 보호자의 눈빛만 보고도 눈치를 채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훈련은 반려견과 보호자 사이의 신뢰도와 교감을 높여주고, 유사 시 반려견의 행동을 제어할 수도 있으며, 반려견이 체력적, 정신적 에너지를 씀으로써 에너지를 소비해 덜 짖도록 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입니다. 인스타에 자랑은 보너스겠죠.
시도해볼 수 있는 여러가지 훈련법
유튜브에서 여러가지 훈련사분들의 조언을 모아 보기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 집산책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 훈련사는 개를 집안, 건물 안, 그리고 건물 주위를 최대한 자주 데리고 나가서 ‘천천히’ 걸으며 개가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합니다. 공원을 다녀오는 산책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산책은 오로지 집과 집 주변에 집중하는 산책인데요. 특히, 강아지가 끌어당겨도 따라가지 말고 속도를 늦춰 천천히 진행하는 게 포인트라고 합니다. 집안에서 소리가 들릴 수 있는 집 주변을 충분히 탐색하도록 함으로써 불안감을 낮춰주는 목적이겠지요.
- 흥분도 낮추기 (돌봄개린이집)
예를 들어 한 반려견이 ‘발소리’를 듣고 ‘짖는다’는 행동을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사이에 두 단계가 더 있습니다. 바로 ‘강아지의 흥분’과 ‘현관으로 달려감’이라는 두 가지 요소죠. 즉, 짖는다는 행위가 일어나기 전에 이 두가지를 훈련함으로써 짖는 행위도 줄어들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외출 후 돌아왔을 때 강아지가 문앞에서 반기고 짖고 점프할 때 이뻐해주지 마시고 다리로 툭툭 치면서(바디랭귀지로 의사표시하는 수준, 약하게 하셔야 하겠죠?) 가볍게 무시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 정리를 한 다음 강아지가 보호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혼자 할 일을 할 때 그 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해주는 방법입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강아지가 짖지 않고 앉거나 엎드렸다고 해서 진정된게 아니라는 겁니다. 여전히 보호자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면, 아는 척 해달라고 이뻐해 달라고 요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흥분도가 내려간 상태가 아닙니다. 개가 자기 방석에 올라가 편안히 쉬는 자세를 취하는 등 보호자에 대한 관심이 없이 자기 할 일을 할 때 그 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해줍니다.
- 현관 접근 차단하기 (돌봄개린이집)
보호자가 떠나고 보호자가 돌아오는 장소, 바로 현관입니다. 여기서 강아지들은 큰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 반복되서 기억이 심어진 장소는 그 곳에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도 추억이 있는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 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나쁜 기억(보호자의 외출) 못지 않게 좋은 기억 (보호자의 귀가)도 강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집에 있어도 좋은 감정을 느끼려고 강아지가 현관에 가있기도 합니다. 현관에 계속 앉아있으면서 이 영역을 ‘점령’하려고 하죠. 이 때, 강아지를 다리로 밀어내고 현관으로 부터 밀어내 줍니다. 강아지가 이리저리 빠져나갈 수도 있는데 이럴 땐 방석이나 넓은 판을 이용해서 밀어냅니다. 이럴 때는 강압적이지 않게 최대한 감정을 빼고 로봇처럼 밀어내야 하는 겅건 아시죠?
손으로 밀거나 안아서 옮기면 칭찬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다리로 아프지 않게 밀어내 줍니다. 만약 하우스 훈련이 되어 있다면, 하우스를 지시해서 현관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4.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짖는 경우 (개는 훌륭하다 강훈련사)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짖는 경우는 보통 짖음을 멈추게 하기 위해 보호자가 관심을 주고, 간식을 주거나 했던 행동들 때문에 긍정적인 기억이 심어져서 짖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보호자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아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면 강아지의 짖음이 더 빨리 멈출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내용은 계속적으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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