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야?’ 2024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와 장애 히스토리 및 대처법

“지금 카카오톡 안되나 본데요?”

같이 밥을 먹던 지인이 툭 던진 말에 내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톡의 장애와 오류가 하도 발생하다 보니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야? 어휴’ 이걸로 끝이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넘길만한 일인걸까? 우리는 고맙게도 카카오톡을 무료로 쓰고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하는 걸까?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고. 여러가지 원인들로 인해서 우리가 이용하는 디지털 서비스들에 오류가 생기고 장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횟수에 있다.

티스토리에 로그인 하려고 하자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오며 로그인이 되지 않는 모습 (출처: 본인 스샷)

그리고 늘 그렇듯이 영향을 받는 것은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 뿐만이 아니다. 이미 한 두가지가 아닌 카카오톡과 관련된 서비스들이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내가 자주 쓰는 서비스 중 당장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티스토리와 브런치스토리이다. 이 두 곳은 대표적인 카카오다음 플랫폼의 블로그 서비스들로 지금까지 전혀 로그인을 할 수가 없는 상황.

해외 메신저 서비스는 어떨까?

나는 주어진 환경 상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왓츠앱,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사용 빈도도 비슷하다. 해외 메신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지 약 7년이 넘었다. 물론 왓츠앱이나 텔레그램도 오류나 장애가 날 때가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장애가 있었던 날들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체감상으로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왓츠앱이나 텔레그램이 이런 문제가 있었던 적은 정말 손에 꼽는다. 카카오톡의 장애 소식에 ‘또야?’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많이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Statista의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수는 약 5천3백만명(국내 유저 약 4102만명 포함)(2022년 3분기 기준, 자료 출처: statista)이라고 한다. 반면, 왓츠앱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수는 20억명 (2023년 기준, 자료 출처: statista)이다. 이 수치는 13억명의 월간 이용자수를 보유한 중국의 메신저앱 WeChat과 9억 3천만명의 월간 이용자수를 보유한 페이스북 메신저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맨 처음 카카오톡이 장애가 생겼을 땐 그러려니 했다. 그럴 수 있지 했다. 두번, 세번 반복되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이용자수가 제일 많은 메신저니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왓츠앱과 비교를 해보니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카카오를 변호해 주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종종 우리나라를 표현하는 ‘IT강국’이라는 수식어를 쓰기도 부끄러워진다.

도대체 얼마나 ‘자주’ 장애가 났던 건가요?

아마도 전국민 대부분이 기억할 가장 큰 장애는 바로 2022년 10월 15일 발생한 카카오톡 및 카카오 서비스의 통신 장애(1015 장애 사태)일 것이다. 장장 127시간 동안 이어졌던 사상 초유의 서비스 장애 사태였다. 물론, 이 때는 화재라는 특수한 요인이 있기는 했지만, 커뮤니케이션, 결제, 교통 등 사회 전반이 영향을 받을 정도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이러한 사태에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았던 것 혹은 대비를 한다고 하였으나 허술했던 것은 엄연한 회사측의 실수였다.

2022년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메타, 구글 등 대형 IT 회사의 서비스 장애가 2018년~2022년 사이 66건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뭉뚱그려서 볼 일이 아니다. 중요한 건 조금 더 세세히 뜯어봐야 한다. 각 플랫폼별로 살펴보면 이렇다.

  • 네이버: 38건
  • 카카오: 19건
  • 구글: 4건 (2020년 부터)
  • 넷플릭스: 2건 (2020년 부터)
  •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3건 (2021년부터)

*데이터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근 5년 간 부가통신사업자의 통신서비스 중단 현황(2022)’

2018년부터 2022년까지만 제한해서 보더라도 총 66건 중 57건이 국내 플랫폼의 장애이다. 약 86%를 차지하는 이 수치가 단순한 우연일까?

일반 이용자로서 카카오톡 장애 및 오류에 대처하는 법

평범하게 카카오톡과 그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로서 이런 서비스 장애나 오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서비스 오류’와 ‘서비스 장애’라는 용어의 차이부터 알아야 한다.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이 두 단어는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문제가 발생한 범위에 따라 다르게 쓰인다.

‘서비스 오류’는 특수한 이유로 개인 유저 혹은 일부 작은 그룹 등 상대적으로 소수의 이용자에게 발생하는 서비스 문제를 지칭한다.
‘서비스 장애’는 훨씬 큰 범위의 그룹 또는 이용자 전체에게 영향을 주는 서비스 문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이야기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이슈는 모든 서비스 이용자에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서비스 오류’가 아니라 ‘서비스 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카카오톡이 안되면 주위에 물어보거나 검색을 해보고 나말고도 불특정 다수가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서비스 장애’, 그게 아니라면 ‘서비스 오류’라고 보면 된다.

서비스 장애의 경우에는 사실 개인 이용자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측의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오류의 경우에는 이용자 입장에서 해볼만한 것이 몇 개 있다. 보통 아래와 같은 순서로 하나씩 진행해가면서 서비스 오류가 해결되었는지 살펴보고, 해결되지 않는다면 카카오톡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를 해보는 게 좋다.

  1. 카카오톡 업데이트 (앱스토어/플레이스토어에 ‘업데이트’가 있는지 확인 후 업뎃)
  2. 스마트폰 버전 업데이트 (내 스마트폰 설정에 들어가서 새로 나온 업데이트 확인)
  3. 카카오톡 캐시 및 데이터 삭제 (카카오톡 전체설정-앱 관리-저장공간 관리-캐시 및 데이터 삭제)
  4. 정보수집 및 오류 보고 진행 (카카오톡 전체설정-앱 관리-정보수집 및 오류 보고 진행- 검사 진행-문의하기로 이동-맨 위에서 메시지 발신 지연 및 불가 선택- 네트워크 검사 진행-제목 및 오류 사항 설명 작성-문의 접수)
  5. 서브 메신저 이용 (라인, 왓츠앱, 텔레그램, 시그널 등)

카카오톡 이대로 이용해도 괜찮은 걸까?

서비스 장애 또는 오류의 원인이 무엇일지, 얼만큼 빨리 고쳐질지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환경 특성 상 다른 글로벌 회사들처럼 억단위가 넘어가는 이용자를 가진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 자체를 가지기가 어렵다. 그마저도 이 안에서 한 해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장애가 반복되고 있으니 더 이상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끌 것이 아니라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때이다.

이용자의 피해에 대한 보상 또한 정당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용자들도 더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말도 안되는 억지스러운 피해 보상이 아니라 개인이 또는 회사가 이로 인해 입고 있는 피해가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토론도 필요하지 않을까.

또 한편으로는 이 현상이 앞으로의 대한민국 IT업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국민앱 1위’라는 타이틀도 유튜브에게 빼앗기고 있다는(출처: 조선비즈) 뉴스를 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2024년의 시작부터 또 장애와 함께 새해를 시작하는 카카오톡. 앞으로 해외 대형 IT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야금야금 장악해가는 것도 결코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물론 여전히 희망은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글로벌 기업 대비 가지고 있는 장점은 로컬 이해도와 빠른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한민국만 상대로 해서는 어려운 시대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세계 거대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며 장기전을 뛸 때에 꼭 필요한 안정성과 신뢰도를 얹어서 더 나아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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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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